에이스 벤츄라 시리즈, 라이어 라이어, 트루먼 쇼, 마스크, 덤 앤 더머......
헐리우드에서 코미디 계의 제왕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코미디에서의 명연기를 보여주고 수천가지 표정이 가능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짐 캐리. 어렸을 때 짐 캐리의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날 때까지 웃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 들어와서 짐 캐리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봤는데 비록 코믹 연기는 아니었지만 훌륭한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전성기 때보다는 유명하지 않지만 꾸준히 좋은 영화들에 출연해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런 짐 캐리의 최근 영화 예스맨은 왠지 모르게 짐 캐리의 느낌이 안 나는 듯 해서 한동안 보는 것을 미뤄왔었다. 그러다 지인의 추천에 의해서 마음 잡고 보게 되었다.
먼저 감독.. 페이튼 리드는 주로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해왔던 감독인 듯 했다. '브레이크 업-이별후애'는 결말이 마음에 안 들어서 기억에 남는 작품인데 그게 페이튼 리드 감독인지는 미처 몰랐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나로서는 감독을 보고 나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줄었고 별 기대 없이 영화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이혼 후 회사에 다니는 것 외에 사회적인 활동을 일체 하지 않으며 매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칼(짐 캐리)은 대출 회사 직원이다. 직장에서의 승진도 실패하고 친구들과의 거리도 멀어지고 무료하게 재미없는 영화들을 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해준다.
그러다 한 친구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Yes'라고 말하면 생활이 바뀐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와 무조건 'Yes'라고 말해야하는 서약을 맺게 된다. 그 후 다른 사람의 모든 요구 사항에 대해서 'Yes'라고 말하고 다니기 시작하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어여쁜 여자 친구 앨리슨(조이 데샤넬)을 사귀게 되고 잃었던 친구들을 되찾았으며 승진하여 회사의 임원진들과 일을 같이 하게 된다. 하지만 칼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Yes'만 하는 것을 알게 된 앨리슨은 그의 사랑을 의심하게 되고, 파경에 이르게 된다. 앨리슨을 그리워하던 칼은 상황에 따라서 'No'라고도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태도를 바꾸게 되며, 앨리슨에게 다시 고백하게 된다. 솔직한 칼의 모습에 앨리슨은 다시 마음을 열고 둘의 행복한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난다.
영화가 끝난 후 약간 멍한 기분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찔리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정말 긍정적이고 이타적인 사람일 것이다. 이 때까지 살아오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No'를 할까? 하루에서 수많은 'No'를 말하고 듣는 현대인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듯한 영화였다.
기대를 안하고 봐서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역시 짐 캐리는 죽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이 영화에 대해서 상당히 만족감이 들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다른 사람의 모든 요구 사항, 부탁에 'Yes'를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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